[화요] 화요23 우리술 : 술


화요 23

소주중에서 제가 특별히 아끼는 술인 화요. 입니다.
엄밀히 말해 소주란 이름을 붙일 수 없는 희석식 소주가 아닌 전통의 증류법으로
재료로는 100%의 쌀과 감압증류방식을 이용해 증류해 낸 고품질의 소주입니다.

23도와 41도의 두가지 도수로 출시가 되고 있고 23도의 화요는 잔술으로, 41도의
화요는 온더락 스타일로 즐기면 뇌가 녹아내릴 것 같은 행복감을 느낄 수 있습니다.
강하고 짜릿한 그 첫느낌에서 깊은 뒷맛까지 정말이지 뭐 하나 버릴데가 없는
그런 소주이지요.

제게 있어선 소주의 편견을 산산히 깨버린 술이기도 합니다. 그 동안 일본의
내노라하는 소주들을 마셔왔음에도 불구하고 화요가 던져준 충격은 보통의 것이
아니었습니다.





그렇지만 떠올리면 떠올릴 수록 아쉬움이 남는 술이기도 합니다.
화요를 만들어내신 광주요의 조태권 회장님은 제가 장인으로서 굉장히 존경하는 분입니다.
그 분이 화요를 만들어내신 배경이나 그간 해왔던 노력을 본다면 이렇게 블로그에 글로써
왈가왈부를 하는 것이 부끄럽게 느껴질 정도입니다만..

화요가 보통의 술이 아닌, 높은 가치를 지향하고 만들어진 술이기에
조금 날카로운 말들을 쏟아내볼까 합니다.
아무래도 많은 분들께 확실하게 검증을 받은 술이기에 술 자체에
대한 이야기는 좀 적게 될 것 같군요.

화요가 지향하는 궁극의 목표는 세계에 한국술을 알리는 것입니다.
사케나 와인과 같이 우리의 술을 세계에 확고하게 못박는다는 것이지요.
우리나라의 애주가에게 있어선 정말 꿈과 같은 목표입니다.
그리고 화요에는 그것이 단지 말로만 끝나지 않을수 있는 충분한
잠재력이 갖춰져 있지요.

일단 뛰어난 맛이 있습니다. 정말로 일본의 어떤 소주와 비교해서도
꿀리지 않을만한 깔끔하고 강한 맛이 있고 41도의 고도수 화요가
있기에 보드카와 같은 리큐르 시장으로 진입할 수 있는 가능성이 있습니다.

몽 드 셀렉션에서 좋은 결과를 냄으로서 가지고 있는 밸류도 있지요.

또한 우리나라 술의 참으로 벗어나기 힘든 문제인 디자인의 경우도
화요는 극복해내고 있지요. 본래 도자기를 만들던 광주요가 모체인
특성을 톡톡히 살려 작은병에서 큰병까지 고급스럽고 개성적인 디자인을
살리고 있습니다. 게다가 로고와 폰트 역시 병이 눌리지 않지요.
화요 25에서는 불투명한 병에 검은색의 바탕과 , 붉은색과 하얀색의
강렬한 대비로 찍어낸 火堯라는 두글자의 인상.
기본적으로 한자에 신비감을 느끼는 구미인들을 대상으로도 충분히 먹힐
디자인입니다. 병 역시 도자기를 기본으로 한 검은색과 하얀색의 조화는
아름답기까지 하지요.
오밀조밀하고 화려한 디자인을 한 일본의 사케나 소주들 가운데서도
시선을 빼았는 강렬함이 있습니다.

그런데 뭐가 문제냐구요?





화요 자체로 놓고보면 아무 문제 없습니다, 그렇지만 외국이 우리나라에
가지는 인식은 그리 만만하지 않다는 것이 문제입니다.
유렵의 시장에 대해서는 제가 잘 모르지만 미국의 동부와 서부에 거주해 본
경험이 있는 제가 보기엔 미국내의 벽은 만만하지 않습니다.

가장 먼저 걸리는 것은 기본 인식의 차이입니다.
예전에 런~님이 물어보신 것도 있기도 했고 제 개인적으로도 우리의 술을
알리는 것은 기분 좋은 일이기에 가능하면 파티나 그런데서 우리 술들을
일부러 준비해서 꺼내곤 합니다. 그런데.. 먼저 들어온 선객의 이미지를
깨는게 너무나 어렵습니다. 복분자주나 그런걸 소개하면 "Oh, good wine!"
이 되어버리고 심지어는 화요를 마시게 해도 그냥 보드카라고 합니다.
소주. 라는 이미지를 심어넣을 틈이 너무 빡빡해요.

일단 기본적으로 깔린 인프라의 차이가 너무 거대합니다.
어찌되었든 와인이야 미국에서는 맥주만큼 보편화가 되어버렸으니 그쪽은 치우고..
술을 접하는데 있어서 가장 자연스럽고 효과가 좋은 방법은 조태권 회장님이나
다른 분들이 떠올리셨듯이 바로 음식. 그것도 그 술이 태어난 나라의 고유한 음식입니다.

그런데 이게 너무 자리잡은 차이가 심해요.

미국에서 Japanese food라고 물으면 대부분 떠올리는 것이 초밥과 사시미.
네, 그런 것입니다.
그리고 굉장히 고급스런 이미지로 떠올리지요. 정작 레스토랑이 아무리
허접해도 -심지어는 어학연수온 학생들이 초밥을 쥐고 있어도- 일본음식
그 자체는 고급스러운 음식인 겁니다. 그럼 그 일본의 술인 사케도
자연스럽게 그 이미지를 따라가게 되는거죠. 리틀도쿄쪽을 제외한 웬만한 곳의
초밥집이나 횟집의 오너는 거의 한국사람인데도요. 그나마 K타운에서 한국인을
대상으로 하는 횟집은 좀 우리술이 팔리지만 근방에서 영업하는 초밥집의 경우
팔리는 술은 사케, 아니면 일본 브랜드의 맥주가 대부분이지요.

그런데 여기 친구들한테 Korean food?라고 물으면 다른거 없어요 장담하는데
90%이상으로 "BBQ!"라고 할겁니다. 여기 애들한테 한국음식은 뭔가 좀 맵고
무제한 리필되는 불에 확확 구워먹는 고기와 늘 빠지지 않는 Green Bottle인겁니다.
저 녹색병 이야기가 나왔으니 마당인데.. 한류가 일본이나 대만, 중국으로 널리
퍼지면서 우리 문화에 대한 좀 고급스런 인식을 가져도 좋을텐데 이쪽 학생들이
우리나라 술에 대해 떠올리는 것은 그저 녹색 병.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닙니다.
아니 좀 가식이더라도 멋진거 보여주면 안될까요? 일본의 사무라이나 닌자가
정말로 그렇게 멋진거라서 널리 알려진게 아니지 않습니까.

단순히 싸고 배부르게 구워먹는 그런 고기구이만이 아닌, 좀 고급스럽고
정갈한 이미지의 한국음식을 소개할수는 없는걸까요? 우리나라의 음식문화가
그렇게 별 거 없는거 아니잖습니까.. 그나마 있는 한정식집이라곤 대충 흉내만
내는 정도에 머무르고 있으니...

이래서야 아무리 좋은 술이 나올지라도 뿌리를 내리기 힘든 지경입니다.
같은 고기집을 하더라도 인테리어나 내부기기나 그런 것에 따라 얼마든지
분위기를 바꿀 수 있을터인데요.
이쪽의 일식BBQ와 한식BBQ의 인식차이 또한 처참한 지경이지요 그러고보니..

화요측에 있어서도 바라는 것이 있습니다. 단지 좋은 술을 만들어서 일단
미국에 수출했다고 다 되는 것이 아니라는 것이지요. 화요가 아무리 좋아도
여기선 그저 몇 안되는 한국마켓에 있을 뿐이고 재미한인들에 있어서만
팔릴 뿐입니다. 그래선 말이 안되죠. 미국에서 열리는 술의 품평회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던지 어떻게해서든 일단 Vons나 Ralph's와 같은 미국인들에게
친숙한 거대 마켓체인으로 파고 들어야 합니다. 한인마켓에만 안겨있어봐야
바뀌는 것은 아무것도 없지요.

우리나라 술을 세계에 알리겠다! 라는 말은 간단할 것 같지만 그리 쉽지 않습니다.
우리의 고유한 술을 가지고 있다는 것은 굉장한 일이지요, 또한 그것을
사랑하는 이들이 있다는 것 역시 대단한 겁니다. 사케와 맥주로 굳어져버린
일본의 주류문화에 비해 우리는 아직도 가지고 있는 패가 많다고 보여집니다.
그렇기에 더더욱 아쉬운 마음이 남게 되는군요. =0

덧글

  • 류즈이 2012/08/10 01:57 #

    군복무당시 PX에 들어오는 주류였기에 맛본적이 있는데. 확실히 그냥 묻히기엔 아까운 술이었습니다.
    막걸리 같은 것만 밀어줄게 아니라 이런 좋은 술을 팍팍 밀어줘야 하는데 말예요.
  • 하로 2012/08/10 12:19 #

    일단 막걸리가 수익을 거두고 있으니 뭐 어쩔 수 없는 일이긴 합니다만.. 아쉽지요.
  • 레드피쉬 2012/08/10 02:20 #

    화요가 23도 있네요, 병모양도 제가 보던거랑 다르네요, 화요는 17,25,41만 있는줄 알았어요ㅎ

    아님 다른건가요?ㅎㅎ
  • 하로 2012/08/10 12:20 #

    ㅎㅎ 초기에 수출용으로 생산이 되어서 이제는 나름 레어품이 되었습니다. -0-
  • kihyuni80 2012/08/10 08:10 #

    화요 23이 있는것에 호기심을 가지고 들어왔는데, 우리 술의 세계화에 대한 얘기...잘 봤습니다.

    화요의 세계화는 둘째치고 국내에서의 대중화도 아직은 갈 길이 멀지 싶습니다.
    화요와 녹색병을 모두 취급하는 식당에 갔을 때, 대부분은 녹색병을 주문하게 되니 말입니다.
    술에 관심이 있는 사람들 아니면 화요가 뭔지도 모르고 말이죠.

    개인적으로 목넘김 이후의 킥이 살짝 부담스러운 화요지만,
    품질에 비해서, 국내에서조차 대중화가 안 되서 안타까운 화요네요.
  • 하로 2012/08/10 12:21 #

    싸게 취할 수 있는 술이란 것이 인식의 저변에 너무 깊게 파고 들어있다는게 문제라고 봅니다.
  • 술마에 2012/08/10 08:52 #

    못 보던 보틀에 도수인데....
  • 하로 2012/08/10 12:21 #

    후후후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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