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홍대에서 바라고 하면 정말 세기가 힘들 정도로 다양하고 많은 바들이 있습니다만
거기서 [칵테일이 맛있는 바] 라고 하면 꼽히는 데는 많지 않습니다.
그리고 그 많지않은 바 중에 수위에 꼽히는 곳 중의 하나가 바로 이 팩토리지요.
사실 바는 "가는데만 간다" 라고 해서 이미 자주 발걸음을 옮기던 RS가 있고 뭐 하나
불만스러운 점이 없었기에 이야기를 들으면서도 찾지는 않고 있었는데 모임이 그 쪽이어서
우연찮게 찾게 되었습니다.

팩토리에 들어서면 일단 압도적인, 홍대에서도 단연 손꼽히는 리큐르와 위스키 스톡들이
눈에 들어옵니다. 특히나 위스키 셀렉션은 위스키 라이브 2011의 축소판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다양한, 정말 보고 있기만 해도 안주가 필요없는 수준입니다.
강남이나 압구정 쪽의 전문 싱글몰트 바와는 비교하기 어렵겠지만 이 정도면 대단하지요.

워낙 싸게 보틀을 마실 수 있는 홍대인지라 여기서만 구경할 수 있는 것을 마시는게 아니고
흔히 파는 호세나 앱솔루트, 스미노프나 블렌디드 위스키를 여기서 마시는 것은 소비자 입장에선
추천하기 어렵습니다.
여기서는 역시 다양한 싱글몰트의 샷이나, 칵테일이겠지요.
말도 풀리고 시원하게 모히토를 주문해 보았습니다.

메뉴에는 다양한 바리에이션의 모히토가 있지만 역시 가장 밸런스가 잘 잡힌 맛은
기본적인 베이직 모히토라고 봅니다.
정성들여 만들었다는 점은 눈에 확연히 띄고 재료를 아끼지 않은 점도 좋습니다.
맛은 딱히 특색이 있다기 보다는 좋게 말하면 기본에 충실한 맛, 나쁘게 표현하면
평범한 맛이겠네요.

바에 와서 가장 기대되는 순간은 역시 그 바의 오리지널 칵테일을 마실때라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처음보는 재료의 조합, 과연 여기서 어떤 맛이 어떻게 나올까? 그것을 기대하며
바텐더의 손, 잔을 바라보는 시간은 정말 기대가 되는 순간들이지요.
팩토리의 이름을 달고 있는, 팩토리의 시그니쳐 칵테일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The Factory를 주문해보았습니다.
새콤하지만 역하지 않고, 적당히 달콤하면서도 마신 후에 거부감이 들지 않는 킥까지 살짝.
확실히 맛있는 칵테일이었고 역시 홍대권 바에서는 흔하게 볼 수 없는 에디블 플라워까지
가니쉬로 쓰는 점은 놀랍지요.

클래식 칵테일을 한잔. 제가 좋아하는 B&B를 오랜만에 주문했습니다.
세팅이라던가 조합을 보면 나무랄데 없습니다. 하지만 저렇게 해서 데우기에는
브랜디 잔이 두꺼워 시간이 오래 걸리더군요. 차라리 잔 자체를 따뜻하게 데워주었으면
그 편이 더 좋았으리라 생각이 되네요.
불로 달구지 않아도 따뜻하거나 뜨거운 물에 담궜다 빼내는 정도만 해도 훨씬
즐길 수 있었을텐데 아쉬운 점이었습니다.

사실 B&B나 블랙러시안, 갓파더나 러스티 네일과 같은 칵테일은 일부러 바에서
주문을 하는 편은 아닙니다. 바텐더의 솜씨라고 할 만한 것이 딱히 없는 칵테일이기도 하고
어떻게 마시는 것이 내게 최적의 분량이며 조합인가, 거기에 원가까지 순식간에 계산이 나오는,
그런 칵테일이니까요.
(이것이 망할 습관이지요, 바를 바답게 즐기지 못하는 습관. --;)
과연 유명한 곳은 유명한 이유가 있구나, 멸불허전이라고 다시 한번 느꼈습니다.
어디가 더 나은거와 비교할 수 없는, 그야말로 취향에 따라 호불호가 갈릴 수 밖에 없기에
감히 비교를 하기는 어렵네요.
분위기 :
나직한 조명에 바 뿐만이 아니라 편안한 좌식 테이블, 시끄럽지 않지만 무겁지 않은
음악이 아주 편안한 분위기를 자아냅니다.
서비스 :
기본 스낵에, 물, 티슈에 까지 세심하게 서비스를 합니다. 불만이 나오기 어렵지요.
칵테일 / 주류 종류 :
홍대에서도 손꼽히는 주류 라인업에 칵테일 메뉴를 가지고 있습니다, 웬만한 리큐르는
준비가 되어 있어 레시피만 가지고 가면 맞춰서 조주도 가능.
홍대 근처를 자주 들르면서 싱글몰트 위스키를 좋아하신다면 여기만한 대안은 없다고 봅니다.
가격 :
기본적으로 다른데에 비해 주류 가격이 낮은 홍대라고 생각하면 꽤 높은 편입니다.
칵테일이 구천원에서 만이천원 사이의 가격대로 조금 마실만한 것은 기본 만원 이상은 생각해야
한다는 점은 확실히 부담이 오는 부분이기는 합니다.
어디서 만들어도 비슷한 맛이 나오는 칵테일이나 근처의 캐주얼 바에서 팔 법한 주류는 비추천.
여기서는 여기서만 마시거나 맛을 기대할 수 있는 것을 마시는 게 좋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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